[렛츠리뷰] 맑은 바람 드는 집


일단 늦어서 죄송합니다;
기한을 하루 조금 넘게 넘겨버렸네요. 개강했다곤 하지만 별로 바쁘지도 않은 주제에 기한을 넘겨서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.

한시와 함께 지은이의 일기가 덧붙여져 있는 구성이었는데, 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봐도 부담없는 내용이었습니다. 작가의 자필인지 옮겨적은 한시 사진도 각 장마다 수록되어 있어 색다른 멋을 더해주더군요. 마치 낡은 종이에 쓴 듯한 느낌이 보기에 좋았습니다.
 
사계절에 따라 차분한 어조로 쓰여진 일기는 보는 사람 마음을 참 포근하게 하는 힘이 느껴졌습니다. 어릴 적부터 줄곧 도시에 살아온 저로선 그저 막연히 시골에 대한 환상만이 커져갑니다. 달과 나무와 꽃이 있는 자연 속에서 보내는 사계절은 분명 도시의 사계절과 다르겠지요. 상상만으로는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. 작가처럼 절간에 가서 사는 건 무리더라도, 조만간 가까운 산길이나 고궁이라도 산책하고 싶어졌습니다. 사실 절간에 하루만이라도 머물러보았으면, 싶지만요. 아침과 점심과 저녁만이라도 지내보고 싶습니다. 어떤 풍경이 보이고, 어떤 기분이 들까요.

글을 쭉 읽으면서 새삼스레 나는 참 나무 이름과 꽃 이름을 모르는구나, 하고 탄식했습니다. 하지만 보이질 않는걸요. 보이지 않는 나무와 꽃 이름을 외우기에 도시는 아무래도 힘이 들 수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. 어렸을 때는 식물 도감을 보는 것도 참 좋아했지요. 근처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나무와 꽃들이란. 절간에서 사는 지은이답게 자연 묘사가 많은데, 저는 그걸 쉽게 상상할 수 없어 왠지 서글펐습니다.

읽으면 읽을수록 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.
여유를 잃고 사는 자신이 한심하고, 또 안쓰러워지더라구요.

매장 적혀있는 한시 읽는 재미도 솔솔합니다. 아는 시도 있었지만 대개 모르는 시라 몇 번이고 곱씹어 읽어보고, 뒷페이지에 소개된 원문과 작가 소개도 함께 읽어보고 했습니다. 한문 공부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어요.

계절이 변할 때마다, 혹은 여유가 없을 때마다 한 번 씩 펼쳐들고 읽으면 좋은 책 같습니다.
좋은 책 볼 기회를 주신 렛츠리뷰에 감사드립니다.^^
렛츠리뷰

by dokio | 2009/09/11 02:08 | 책책책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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